협상의 기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
협상 명구로 자주 인용되는 이 말은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다. 협상(協商)이란 마음에 안드는 파트너와 춤추는 방법이다. 세계 최강 미국은 우선 문제와 사람(관계)을 철저히 분리하며, 입장이 아닌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하버드대의 협상이론인 ‘원칙협상(principled negotiation)’ 모델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고수들은 상대의 ‘진짜 의도(hidden spot)’를 알아내기 위해 협상을 바로 깨버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내가 최종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과거 디즈니의 픽사 인수는 신뢰적 관계(rapport)와 타협을 통한 교과서적 사례로 꼽힌다.
한편 그동안 한국인의 협상이란 한마디로 “갈 데까지 가자”였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 패를 다 들켜버린 마당에 이런 전략에 겁먹을 상대가 남아 있을 리 없다. 특히 협상 결렬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대안(BATNA) 없이 테이블에 오르는 건 일종의 자살이다. 협상에서 가장 큰 위험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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