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업, 상품이 아니라 신뢰를 파는 행위”

김종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직무대행 인터뷰

“천생 영업맨” 30년 업계 한길

4년 새 당기순이익 241% 증가

“동반성장·책임있는 연대가 철학”

김종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기계설비건설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종서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기계설비건설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영업은 상품이 아니라 나 자신을 파는 행위입니다. 신뢰가 형성돼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함께 뛰어준 덕분에 역대 최고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기계설비건설회관에서 만난 김종서(64)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하 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은 본인 스스로를 ‘천생 영업맨’이라고 소개했다. 자신감 있는 영업 활동 바탕에는 전문성이 있었다. 그는 그간 회사를 옮기긴 했지만 공제조합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았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10년간 임원으로 지냈고, 이사장 직무대행도 만 2년을 수행하는 등 업계에서 신화적인 기록을 남겼다.

그의 철학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 조합은 최근 유례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16억원으로 4년 전인 2020년(122억원) 대비 241%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성장률 28%의 기록을 썼다. 총자산 또한 1조2772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43% 늘어났다. 1996년 조합 설립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3.2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배당 규모도 신기록을 썼다. 총 배당금 규모만 300억원을 웃돈다. 또한 지난 4월 조합원이 보증 서비스를 받을 때 내는 비용(보증수수료율)을 10% 낮췄고, 공제 가입 시 내는 비용(공제요율)도 11% 인하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김 직무대행은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라, 어려운 건설 경기 속에서 조합원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합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직이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건설 경기 침체, 고금리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조합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민첩한 조직과 조합원 중심 경영 철학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중시해 온 것이 조합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위기 상황일수록 조합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방위산업·항공우주·선박 등 미개척 산업군으로 사업범위를 넓혀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보증상품 경쟁력도 높아 ‘K-수출’ 산업군으로도 확대를 추진 중이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사업 영역을 넓히면 자연스레 리스크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대비해 정밀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 직무대행은 “외부 신용등급, 출자좌수, 보증잔액 등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판단해 담보 요구, 연대보증, 보증인수 거부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위험 관리와 수익 창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선진형 금융기관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도입한 ‘온라인 셀프보증 시스템’은 조합원이 보증 신청 후 별도 심사 대기 없이 즉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보증금액 5000만원 미만의 4종 상품에 적용 중이며,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간소화 기술을 접목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에게 ‘최저 보증수수료 & 최대 보증한도’를 제공하기 위해선 조합이 재무적으로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장 직무대행의 신념이다. 조합은 자산 1조7000억원, ROA 3.3% 목표를 담은 중장기 비전 ‘Change & Innovation 2027’을 추진 중이다.

김 직무대행은 조합의 역할을 “건설산업의 금융 파트너이자 동반성장의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조합은 조합원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조직이어야 한다”며 “‘책임 있는 연대’를 통해 산업과 사회에 기여하는 금융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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