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모의 경제적 지원 받으면 니트(NEET)족 탈출 빨라”

보건사회연구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청년 니트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경제적 지원 받지 못하는 니트족 위한 맞춤형 직업탐색 지원 필요”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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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청년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Training)일수록 장기적으로 취업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취업지원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청년 니트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는 청년 니트의 취업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청년이 경제적 자립을 달성함으로써 취업하고자 하는 의지, 부모에게서 독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노동시장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는 청년일수록 니트 상태에 재진입 했을 때 다시 취업할 확률이 낮았다. 이들은 인적자본에 투자할 기회와 직업 탐색에 대한 적절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노동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선택하는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비숙련 일자리로, 이런 노동의 불안정성은 잦은 이직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논문에서는 경제적으로 지원 받지 않는 청년 니트가 취업과 니트 상태 반복을 경험한 비율이 경제적으로 지원 받는 청년보다 높았다. 반면,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 청년 니트는 취업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월을 기점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는 청년 니트의 취업속도는 이전보다 점차 빨라져 두 집단 간의 격차가 벌어졌다.

*세로축은 생존 확률(니트 상태로 남아 있을 확률), 가로축은 취업소요기간(개월)[출처 : 보건사회연구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청년 니트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세로축은 생존 확률(니트 상태로 남아 있을 확률), 가로축은 취업소요기간(개월)[출처 : 보건사회연구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청년 니트의 취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부모의 경제적 지원 금액이 청년 니트의 취업 확률에 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많을수록 청년 니트의 취업 확률이 높아지며 부모의 경제적 지원 금액이 1만원 증가할 때마다 취업확률이 0.2% 증가했다.

논문의 저자인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의 박진원 씨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은 1년 이내의 단기간 취업을 제외한 전반적인 측면에서 청년 니트의 취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적자본이론과 직업탐색이론을 기반해 부모의 경제적 여유 수준에서 나오는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청년 니트가 자신의 인적자본을 쌓고 직업탐색을 더 용이하게 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불평등이 노동시장 초기 진입 과정에서도 재생산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취업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청년도전지원사업,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구직의지만 있다면 참여 자격을 부여하고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부모 지원이 가능한 청년까지도 동일한 방식으로 지원 대상이 되는 한계가 있다

박 씨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취업 지원제도들은 가구 소득이나 부모 지원 여부를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부모의 경제적 지원 부족이 취업 취약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반영해 보다 세분화된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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