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회담’ 대신 대미 협상 총력…조속히 추가 협상 합의에너지장관 국가에너지위원장 면담…LNG수입확대·원전협력 논의조현 외교장관 내주 방미 예정…루비오 美국무장관과 시한 직전 회담 가능성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5/rcv.YNA.20250725.PYH2025072500910001300_P1.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관세인하를 강력히 요청했다. 관세 인하의 대가로 미국이 내민 청구서에 대한 답을 들고 김 장관이 다음주 관세 유예 시한 직전에 재차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25일 산업부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전날(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제조업 협력 강화 방안을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첫 면담이고 여 본부장은 다섯번째 회동이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소개하고, 이를 감안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및 상호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다.
산업부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이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일로 정한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조속한 시일 내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협상은 ‘주고 받는다’는 원칙이 있다는 점을 감안, 우리나라가 상호관세 완화를 요청한 댓가로 지불해야하는 청구서를 받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이 협상을 타결하면서 향후 5500억 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미국 측은 우리나라에 4000억달러(약 548조원)의 대미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일본이 합의했다는 투자펀드 규모는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연간 예산을 웃도는 규모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미국 투자분을 총망라해도 미국 측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서 대안으로 ‘구매-투자 패키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 배터리, 반도체까지 주요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구매·투자 제안으로 미국을 설득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개방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농축산물 등 비관세 장벽 개선에 대한 방안도 관세 유예시한 일주일을 앞두고 결론을 내야한다.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금지 해제와 쌀 시장 추가 개방,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청사 공사 현장에서“경제 개방은 일본이 낸 5500억달러보다 더 가치가 있다. 그래서 경제 개방과 지불금을 함께 해서 우리는 (관세율을) 15%로 낮췄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8월 1일 전까지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5/rcv.YNA.20250725.PYH2025072500890001300_P1.jpg)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 면담 하루 전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양국 간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안보 강화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8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에너지 슈퍼 위크’에 라이트 장관의 참석을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23일 케이 아이비 미 앨라배마 주지사를 화상으로 면담하고,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기여를 강조하면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
앞으로 김 장관은 더그 버검 미 국가에너지위원장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그레그 애벗 미 텍사스 주지사와 개별 면담을 갖고 관세 협상 진전 및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관세협상이 한미 간 최대 현안인 데다 국방비 인상 등 안보 관련 협의도 이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양국 외교장관이 막바지 점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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