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구 반바퀴’ 돈 김정관 “한미 관세협상, 끝 아니라 시작…산업 경쟁력 높여야”
산업부 내부 게시판 ‘너도나도’에 글 올려
‘마스가’ 프로젝트, 산업부에 조선해양파트 있어서 가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턴베리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상에 앞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공식 페이스북 캡쳐화면]](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06/news-p.v1.20250806.126f6f4dc960457481eb8ea27753ed6a_P1.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번 (한미관세)협상은 끝이 아나라 시작입니다. 관세협상이 우리 수출과 업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지원대책을 마련해 나가야합니다. 더 근본적으로,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압도적으로 높여나가야합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한미관세협상을 매듭지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최근 내부게시판 ‘너도나도’에 이같은 글을 남겼다.
또 김 장관은 “이번 협상은 ‘산업’,‘통상’,‘자원’이라는 세 단어를 모두 아우르는 우리 부의 정체성과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어느 한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정책의 기반 위에 통상 전략이 세워지고, 에너지· 자원의 안보까지 함께 고려된 종합적인 대응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 장관이 이달 중순께 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정기획위원회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한미관세협상에서 산업, 통상,에너지 업무가 한몸으로 돌아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직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관세협상으로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하게 기존 25% 상호관세에서 15%로 낮췄다.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쌀과 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 없이 타결됨에 따라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는 통상기능이 산업, 에너지와 합쳐져 낸 성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흡족한 카드로 여긴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산업부에 조선해양플랜트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해양수산부의 부산이전이 확정되면서 해수부에서 산업부의 조선해양플랜트과의 이관을 주장하고 있다.
산업부의 에너지업무도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공식화될 경우, 이관이 확실시된다. 대미협상에서 주요 축이었던 미국산 에너지수입 1000억달러 구매도 산업부 가스과 등 에너지정책실에서 주도적으로 협상에 협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성공적인 한미관세협상의 주역인 산업부가 이재명 정부에서 통상과 에너지,조선해양플랜트 업무들이 다 쪼개져 최소 미니 부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김 장관은 “현지에서 협상에 함께한 출장팀, 정말 수고 많았다”면서 “7박10일동안 워싱턴DC, 뉴욕, 스코틀랜드를 넘나들며 6차례 비행에 총 2만5000Km를 이동하고, 7차례의 고된 협상을 함께해줬다”고 협상팀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구 한 바퀴가 4만75Km라는 점을 감안, 지난달 21일 취임한 김 장관은 이틀만인 23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출장길에 올라 지구 반 바퀴이상을 돈 셈이다.
이어 “1차관과 2차관을 중심으로 관련 실국이 밤낮을 잊고 협상단을 지원하며 철저히 뒷받침해줬다”면서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하며 협상 성과를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국내에서 지원한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아직 하계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분이 있다면 꼭 다녀오시길 바란다”면서 “저 역시 이번 주 후반에는 잠시 일을 내려놓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며서 “휴가는 단순한 쉼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중요한 준비”라며 “당면한 현안이 있든 없든, 모든 직원이 적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간부 여러분께서는 일정을 유연하게 조율해주고, 직원들의 휴가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서비스경제과장, 국고국 국채과장,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미국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한국은행에서 거시 경제를 다루는 주요 직책도 맡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당시 김동연 부총리 정책보좌관을 재직한 후 2018년 두산으로 적을 옮긴 후 7년만에 산업부 장관으로 공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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