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장관 “과채류 검역절차, 간소화나 인위적 변경 불가능”
새 정부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 개최
“소통 개선 및 과학적 역량 제고” 핵심
US데스크 설치로 컨택포인트 분명하게
이달 말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발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개선하기로 합의한 과채류 검역절차에 대해 “8단계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그 시간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송 장관은 이날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절차 개선은 소통을 강화하고, 전문가적 단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동원해 과학적 역량을 제고한다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07/rcv.YNA.20250807.PYH2025080710740001300_P1.jpg)
앞서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쌀·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은 막았지만 과채류 검역절차 개선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농산물을 수입·수출하기 위해 진행한 위험분석 절차의 평균 소요 기간은 각각 8.1년, 7.9년으로 파악됐다. 가장 단기간 내 위험분석 절차를 통과한 품목은 중국 체리(3.7년)다.
송 장관은 “미국 측은 검역절차가 너무 오래걸린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8단계는 식물방역법에도 있고 국제적인 약속인 데다 우리 혼자만 또는 상대방만 속도를 낸다고 되는 게 아니며 양국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소통을 전담하는 ‘US데스크’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는 컨택포인트를 분명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소통을 강화하는 성의를 보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미국 측이 신속한 검역절차 진행을 요구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품목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우선순위를 서로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정부가 미국 측에 요구할 만한 품목으로는 열처리 축산물, 고구마 등을 꼽았다.
다양한 품목이 동시에 논의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인력 제한 등으로 인해 한 번에 여러 품목을 논의하기는 어렵다”면서 “집중할 것을 정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현재 미국 11개주 감자에 대한 수입 허용 절차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선 “미국 22개주 감자는 이미 개방됐는데 우리 농가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면서 “11개주 감자도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장관은 쌀·소고기 등 ‘레드라인’을 지켜낸 한미 통상협상 결과에 대해 “여러 도전이 있었고 압박이 있었지만 국내의 농업 민감성이라는 부분을 정부가 인식하고 소나기는 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을 대비해 다양한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농업 경쟁력 확보, 수출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협상으로 한미간 자유무역협상(FTA)이 무력화됐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한미 FTA 틀은 유효하다”면서 일축하고 나섰다. 송 장관은 “한미 FTA에 따라 농축산물 1591개 품목 중 35개를 뺀 97.8%의 품목이 오는 2031년까지 관세가 철폐된다”고 재확인했다.
이 밖에 송 장관은 햅쌀 출하 전까지 시장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쌀 물량 3만톤(t)과 관련, 정부관리양곡을 대여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확기 쌀값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송 장관의 설명이다. 또 농산물 수급·가격 안정을 위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은 이달 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