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게임사, 신작 출시 줄줄이 연기…“완성도 위해 속도 늦춘다”

중국 게임 공세·높아진 이용자 기대치 속 개발 장기화

“설익은 출시보다 완성도 우선…장르·기획 혁신 필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플레이스테이션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플레이스테이션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던 신작 출시를 잇따라 미루고 있다. 중국산 게임의 자본력 공세, 높아진 이용자 기대치 속에서 섣부른 출시보다 완성도 제고를 택한 모습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당초 올해 3∼4분기 공개 예정이던 4종 신작을 내년으로 늦추고, 2026년 1분기 출시 예정이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같은해 3분기로 연기했다. ‘프로젝트 S’와 ‘검술명가 막내아들’ 지식재산(IP) 기반 게임은 출시일이 ‘미정’으로 변경됐다.

웹젠의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테르비스’ 출시일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어비스 오브 던전(옛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딩컴 투게더’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두 게임 모두 출시가 연기됐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난 6월에서야 동남아 및 중남미 시장에서 소프트 론칭(한정 지역 출시)에 들어갔고 ‘딩컴 투게더’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도 공식적인 출시 연기는 2021년 한 차례였지만, 오랫동안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으며 개발이 장기화했다.

개발 중단, 계약 해지 사례도 늘었다. 엔씨소프트에서 분사한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는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택탄(TACTAN)’ 제작을 중단하기로 지난 7일 결정했다. 넥슨도 지난 4월 ‘바람의나라: 연’ 제작사 슈퍼캣이 개발해 출시 예정이던 ‘바람의나라 2’ 퍼블리싱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이보다 앞서 슈퍼캣이 개발해 넥슨이 퍼블리싱 예정이던 ‘환세취호전 온라인’ 개발팀을 해체한 지 3개월여만이다.

업계는 장기간 업데이트를 전제로 한 라이브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작이 시장에 안착하기 점점 어려워졌다고 진단한다.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는 “글로벌 스팀 순위 상위권 절반 이상이 5∼10년 이상 된 게임”이라며 “모바일 게임도 새로운 게임이 진입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설익은 상태로 게임을 내느니 최대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편이 나아 가능한 한 출시를 연기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면에서 기존 인기작이나 중국 게임을 넘을 수 없다면, 장르와 기획 면에서 혁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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