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광복 80주년 맞아 ‘독립운동 상징’ 태극기 걸어
광화문 본사에 ‘남상락 자수 태극기’ 게시
행안부 주관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일환
창업주인 대산(大山) 신용호 창립 정신과 상통
![4일 교보생명이 광복80주년을 맞아 광화문 본사 빌딩에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남성락 자수 태극기’를 내걸었다. [교보생명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04/news-p.v1.20250804.fe6e02c467ae42a5ba840d86bd9e8471_P1.jpg)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교보생명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본사 외벽에 독립운동 정신을 상징하는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게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의 일환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태극기는 가로 31m, 세로 31m 크기로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5층부터 12층까지 총 8개 층에 걸쳐 설치됐으며, 오는 17일까지 볼 수 있다.
교보생명이 내건 태극기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 때에도 건물 외벽에 선보인 바 있는 ‘남상락 자수 태극기’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 지역에서 펼쳐진 4·4 만세운동에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선생의 아내 구홍원 여사가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짠 명주에 손바느질로 자수를 놓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희소성과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86호로 지정됐다.
2019년 3월 교보생명이 이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처음으로 광화문 사옥 외벽에 내걸었을 당시, 건곤감리 4괘의 문양이 현재 태극기와 달라 일부 시민들로부터 “잘못 그려진 태극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1949년 태극기 표준화 이전 만들어져 태극기의 4괘 중 ‘감’과 ‘리’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이 태극기가 독립운동 시기에 제작된 역사적 유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남상락 태극기 하단에는 교보생명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메시지 “빛을 되찾은 80년. 그날의 용기, 오늘의 자부심. 교보생명은 기억하고 함께합니다.”도 담겼다. 이 메시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가능하게 한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동시에, 교보생명이 민족기업으로서 창립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실제 교보생명 창업주인 대산(大山) 신용호 창립자를 비롯해 그의 부친인 신예범 선생, 큰형 신용국 선생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들이다.
특히 신용호 창립자가 집안 어른이자 독립 사상가였던 신갑범 선생의 소개로, 항일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 선생과 교류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이육사 시인은 신용호 창립자에게 “모쪼록 큰 사업가가 되어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 바란다”며 격려했고, 훗날 이 말은 교보생명 창립의 정신적 근간이 됐다.
신용호 창립자는 1958년 “보험은 믿음을 주는 수단”이라며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설립했다. 동시에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인 ‘진학보험’을 선보였다. 이 같은 교육 철학은 1981년 국내 최대 서점 ‘교보문고’ 설립으로 이어졌고, 교보문고는 현재도 연간 5000만 명이 방문하는 한국의 대표 서점이자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민족기업으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