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팔려서 뛴 ‘김값’ 잡아라…20년만에 ‘마른김 비축’ 추진

현 비축대상서 제외…예산증액 및 대상포함 검토

‘K푸드 인기’ 수출 증가…국내 공급부족해 가격↑

“기후변화로 생산량 변동성 커져…도입 필요성”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고공행진하는 김값에 대응하기 위해 20년 만에 ‘마른 김 비축’을 추진한다. 김 가격이 저렴할 때 수매해서 보관했다가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김 상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김 상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해양수산부는 기획재정부와 마른 김 비축을 위한 비축 예산 증액을 협의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올해 수산물 비축 예산으로는 1751억원이 편성돼 있지만, 비축 대상은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참조기·마른 멸치 등 대중성 어종 6종과 천일염에 그친다. 김처럼 양식 가능한 수산물은 비축 품목에서 제외된다.

정부가 지난 2007년 폐지했던 김 비축 제도의 부활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치솟는 김 가격이 있다.

마른김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장당 13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마른김(중품·10장) 평균 소매가격은 평년보다 41.5% 높은 1347원이다.

마른김 가격은 지난해 봄부터 급등해 1년 넘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평균 마른김(10장) 가격은 2023년 1019원에서 지난해 1271원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1384원까지 올랐다. K-푸드 열풍으로 인한 수출 증가와 그에 따른 국내 공급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김 비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해수부는 이런 제도가 가격 폭락과 품질 저하를 이끌 수 있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도 김 비축 제도는 빠졌다.

해수부는 김 비축의 필요성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기후변화로 어업 생산량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수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 내수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해수부는 전남 나주에 소비지분산물류센터를 증축 중인데, 완공 후 이곳에 김을 보관·비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양식 수산물 비축 품목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양식 수산물 비축에 필수적인 냉동 기술도 추가적으로 연구·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냉동기술 확보하면 마른 김의 원료인 물김도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해수부는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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