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4일 귀국 일정 연기한 후 25일 상무장관 추가 협상여한구 본부장, 지난달 취임이후 6번째 상무장관과 회동“미 청구서 다 들어주고 유예시한 내달 1일전 타결 가능성 높아”
![김정관(왼쪽 세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D.C.에서 더그 버검(Doug Burgum)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6/news-p.v1.20250725.ea174a3605404af0903c03780ee25584_P1.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우리 협상단이 내달 1일로 예고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시점이전에 협상 타결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사저를 찾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귀국일도 늦췄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러트닉 상무장관과 추가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24일 오전 11시 30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러트닉 상무 장관을 만나 한미 제조업 협력 강화 방안을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초 김 장관의 미국 출장 일정은 25일까지로 잡혀있었으나 협상 상황이 급변하자 현지에 계속 체류하며 미국 측과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12일 취임한 후 러트닉 장관과 6번째 회동이다. 일본의 경우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러트닉 장관과 8차례 이상 만나며 신뢰를 쌓았다. 러트닉 장관은 아카자와에게 ‘트럼프 면담 예행 연습’까지 시켜줬다.
지난 21일 취임한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 관료를 거쳐 민간 기업에서 세일즈 경험을 쌓았지만 통상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 러트닉 장관 면담에 여 본부장이 동석하고 있다.
또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 추가 협의 기회를 만들며 협상을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와 산업 분야 전반을 관장하고, 그리어 대표는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디지털 분야 등 비관세 분야를 주로 담당한다.
25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미국 측 일정을 이유로 취소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 같은 걱정을 넘어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또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현지에서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고위급 협의를 연이어 진행하고 한·미 관세 협상 진전 활동을 집중 전개하고 있다.
김 장관은 24일 오후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 희귀광물 등 분야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분야 규제완화를 통해 한국과 협력기회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산업부가 전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사안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알래스카 내 LNG 가스관 및 산업용 도로 건설을 위한 규제를 해제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측도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답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관련해서는 새로운 내용이 논의된 것은 없었다는 것이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6/news-p.v1.20250725.bd9cfa61a60b42cbb1bac6950383ee90_P1.jpg)
여 본부장도 25일 오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하고, 비관세 조치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협상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의 비관세 조치 관련 해소 노력을 설명하면서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면서 “미측 관세조치 관련 우호적 고려를 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박정성 무역투자실장도 USTR 실무진과 전날 별도 협의를 갖고, 핵심 쟁점별 세부 협상을 진행했다.
여 본부장은 전날 오후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를 화상면담하고 우리 기업의 안정적 대미 투자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주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전직 한 통상관료는 “내달 1일이전 관세협상타결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는 미국이 요구하는 청구서를 다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협상단은 일본 협상 사례를 참고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농축산물 시장 일부 개방, 구글 정밀지도 반출 제한 및 온라인 플랫폼 규제(온플법) 등 비관세 장벽 완화와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묶여 제시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놓고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과 한국에 각각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달러(약 548조원)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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