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동결로 양국간 금리차 유지한은 금리 인하 단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듯집값·수출 등이 최대 변수, 신중 검토 계획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 다소 해소한은, 자동차·반도체 등 경제영향 분석 착수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차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31/news-p.v1.20250707.e840716daedc45688a22353e9ece072b_P1.jpg)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5연속 동결되면서 다음달 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올해 0%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화 완화가 시급하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져 있어 우리만 금리를 낮출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한은은 6·27 가계대출 규제 이후 집값과 가계대출 변화 등을 살피며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8월 1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3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동결 결정이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 왔으나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2명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는 점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로 유지됐다. 금리차가 확대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금리차는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고려 요소다.
실제 한은이 최근 공개한 7월 금융통회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자본 유출 등 외환 수급에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내외 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은은 다음달 28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두고 대내외 시장 상황을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8월 금리 인하를 높게 예측했으나 10월로 밀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향후 수출 영향 등 경제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열릴 한미정상회담 결과 등도 점검할 방침이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가격 흐름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추이도 핵심 변수로 들여다본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신규 신청 금액이 급감했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등 정책 효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안정적이고 하반기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2차 추가경정예산이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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