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숨 고르자 ‘빚투’ 꺾였다…신용거래융자 21조원대

관세·세제 개편 충격에 투자심리 위축

투자자예탁금 71조→66조 감소

지난 8일 코스피가 닷새 만에 하락하며 3210선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일 코스피가 닷새 만에 하락하며 3210선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최근 코스피가 ‘트럼프 관세’와 세제개편안 발표 영향으로 상승세가 주춤하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비롯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도 한풀 꺾였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5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중 갚지 않은 금액으로,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올해 들어 신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6월부터 증시가 ‘불장’ 분위기를 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초 18조원대 초반에서 같은달 20조원을 돌파했고, 7월 말에는 22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증가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다. 지난 1일 71조8000억원을 넘었던 예탁금은 5일 67조원으로 떨어졌고, 7일에는 66조8000억원까지 줄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장중 3288.26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지난 1일 3110선으로 밀려났다. 이후 3200선를 회복했지만 상승세는 한층 약해진 상태다.

펀드 시장에서는 채권형이 주식형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최근 한 주간 국내 채권형펀드의 설정액은 9940억원 증가한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314억원 늘어났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금리 인하기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다”면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라는 점도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won@heraldcorp.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