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SA 세제 혜택’ 확대 앞두고…은행권, 고객 선점 경쟁 점화 [머니뭐니]

신한은행, ‘공격형 ISA 상품’ 가입 최소금액 낮춰

ISA 가입액 40조 첫 돌파…2030세대 비중 커져

정부, 혜택 확대 추진…은행권 서비스 강화 호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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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정부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혜택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권이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달부터 일임형 ISA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8월부터 일임형 ISA 포트폴리오 중 액티브(공격투자형) MP(모델포트폴리오) 상품의 최소가입 금액을 기존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가입 문턱을 낮춰 ISA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ISA란 국내 주식, 펀드, ETF(상장지수펀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예·적금 등 금융상품을 한곳에서 관리·투자하는 계좌를 말한다. 최소 200만원,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연간 2000만원 한도로 총 1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ISA는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 투자중개형 등으로 나뉜다. 은행은 이중 투자중개형을 제외한 신탁형과 일임형 ISA 상품을 취급한다. 일임형이란 고객이 전문가에게 자산운용을 모두 맡기는 상품이다. 일임형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유형을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번에 신한은행이 가입 최소금액을 낮춘 상품은 위험성과 수익성 모두 가장 큰 공격투자형이다.

신탁형은 고객이 직접 펀드나 ETF 등 상품을 선택해 자산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상장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은 증권사가 취급하고 있다.

ISA 규모는 2016년 도입 이후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전체 가입액은 올해 상반기 7조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40조원을 돌파했다. 가입자 수도 33만명 증가해 631만6000여명에 달했다.

2030세대 등 젊은 층의 가입도 증가하고 있다.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은 2020년 말 32.8%에서 2025년 2월 말 40.1%로 7.3%포인트 증가했다.

이번에 신한은행이 최소 가입금액을 낮춘 것 또한 보다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더구나 정부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ISA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가입 연령층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ISA 세제 혜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비과세 한도는 일반형 기준 500만원(서민형 1000만원)까지 늘어난다. 납부 한도도 연간 2000만원(총 1억원)에서 연간 4000만원(총 2억원)으로 높아진다.

주요 은행은 일제히 ISA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21년 투자중개형 출시 이후 증권사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은행만의 차별적인 전략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 금액은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은행은 39%였다.

KB국민은행은 정기예금 거래기관을 늘리는 등 신탁형 ISA 운용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또한 올해 ISA 주식 9종과 ISA ETF 17종 등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선택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반기 중에는 마이데이터와 신탁형 ISA 계좌이전 제도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신규 저축은행과 협약을 맺고 주 단위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상품을 제공하는 등 상품군을 추가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계좌로 운영할 계획이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ISA 교육도 강화해 고객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신탁형 ISA에 대해 맞춤형 자산 운용과 세제 혜택을 바탕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고액 자산가와 일반 투자자를 아우르는 고객층을 구축한다. 일임형 ISA 상품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대응한 다양한 투자 스타일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비대면 채널 환경을 개선해 고객 편의성도 제고키로 했다.

우리은행은 향후 세제 확대와 제도 개편에 대비해 ISA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군을 강화하고 비대면 가입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비대면 절차를 개선해 ISA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세제혜택 확대와 가입 가능 나이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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