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디지털 모델 한계 넘는 ‘체질 개선’ 본격화개발인력 수급 등 장기조직 초기 세팅 박차대면채널 기반 강점…포트폴리오 전환 유리지주 포트폴리오 다각화 중심에 보험업 부상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이 단기보험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보험 확장을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경력직 채용에 나선 데 이어 내부적으로 조직 강화의 초석을 놓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이달 장기보험 상품개발 담당자 경력 모집 공고를 진행했다. 상품 개발 전반을 기획·운영할 수 있는 5년 이상 경력직을 모집하는 등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신한EZ손보는 지난 2022년 신한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마지막 계열사로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단기·소액보험 중심의 디지털보험업계가 좀처럼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신한EZ손보는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변화는 내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신한EZ손보는 그동안 출범 초기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신한라이프로부터 심사·정보기술(IT) 인력 등을 수급해 왔다. 언더라이터(보험계약 심사자)도 파견받았으나 현재는 자체 언더라이터를 채용해 심사 업무를 맡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다 전문화한 심사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안팎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은 장기보험의 계약 건수가 많지 않아 자동심사 위주로 운영하고 있지만 비중 확대를 전제로 조직을 점차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신한EZ손보는 다른 디지털손보사 대비 장기보험 확장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장기보험은 서비스 기간이 길고 담보가 복잡한 상품의 특성상 대면 영업 의존도가 높아 대면 채널 역량이 중요하다.

통신판매전문보험사로 분류되는 디지털손보사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신한EZ손보는 대면 영업이 가능한 종합보험사로 분류돼 직접 채널 운용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보험료 모집액 590억원 중 대면 채널 비중은 98.5%(581억원)에 달했다.

신한EZ손보가 이런 변화를 통해 그룹 내 주요한 비은행 계열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보험업은 주요 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모색 흐름의 중심에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며 종합금융 구도를 완성했고 한국금융지주 역시 보험사 인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은행·증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 분산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의 하나로 보험업이 새로운 전략 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EZ손보가 최근 실손보험 등 인보험 상품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조직 내 심사·지급 역량에 대한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장기보험은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기에 이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려는 움직임은 디지털 보험사의 체질 개선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한금융 실적 발표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1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60억원)보다 적자폭이 97억원(161%) 확대됐다.

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2698억원에서 3760억원으로 1062억원(39.4%) 늘었다.

p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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