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째 추락한 건설투자·건설업상승세 억제해 놓은 수도권 집값모두 해결하기 위해선 공급 절실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건설업 침체와 수도권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 대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5/news-p.v1.20250701.d22db505c02041f4a3d1ccc283cc0ad5_P1.jpg)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건설업 침체가 만성적으로 계속되면서 성장률과 수도권 집값 문제 모두에 독이 되고 있다.
건설투자와 건설업은 벌써 5분기째 추락하면서 성장률을 갉아먹었고 수도권 부동산은 만성적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대출 규제 등 수요 정책으로 집값 상승세를 억제해 둔 시간 동안 공급 청사진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수요 우위 시장이 돌아오고 가격은 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은 수도권 공급 대책이 적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 침체를 끊어내 성장률의 빠른 반등을 돕고 수도권 집값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부문 부진과 함께 전기 대비 1.5% 줄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3.3%)부터 벌써 5분기 연속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하락폭이 4.1%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건설투자가 전례 없이 침체하면서 성장률에는 최악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2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만큼 감소시켰다. 지출 항목 중 최대 감소 요인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5분기 내내 계속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단일 지출 항목 감소 요인으로 그 폭이 0.6%포인트에 달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수준이다.
투자가 사라지면서 건설업 자체의 성장률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4% 급감했다. 투자와 마찬가지로 건설업은 5분기 연속 내림세다.
시장에서는 건설업이 만성적 침체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성장률의 빠른 반등이 어렵다고 경고한다.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만성적인 건설 과제’ 보고서에서 “불리한 수급 상황에서 국내 건설 부문의 지속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성장에 발목을 잡은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국내 건설 부문이고 이 부문의 둔화는 만성적”이라고 지적했다.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건설업 침체와 수도권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 대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의 한 부동산에 아파트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는 모습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5/news-p.v1.20250627.cacb58627435461d88bbab8812997da1_P1.jpg)
수도권 집값 문제에서도 선제적 공급 대책은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주택담보대출 상한액을 6억원으로 묶는 등의 내용을 담은 6·27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둔화했지만,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다시 뛸 수밖에 없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4만6710가구에서 내년 2만4462가구로 거의 반토막 난다. 서울의 연간 적정 공급 물량은 약 4만5000가구로 추정된다. 수요 우위 규모가 2만가구가 넘는 것이다.
수도권은 인구와 산업이 집중된 지역으로 주거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그러나 신규 주택 공급이 각종 규제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제때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가격 상승→기대 심리 자극→투자 수요 증가’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요 억제책은 결국 단기적 성격의 정책이기 때문에 당장의 급등을 막았다면 공급 대책이 따라와야 한다. 2017년 12월부터 이어진 일련의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당시 정부는 전격적인 대출 규제를 실시했고 15주 뒤 집값이 내림세로 전환되는 등 효과를 냈다. 그러나 반년 뒤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됐고 거래량 역시 비슷한 시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캐슬린 오 이코노미스트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강도 높은 규제로 모멘텀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와 공공주택 공급 확대 계획, 이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는 건설 수주와 건설 활동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주택 공급 대책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구체적인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며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몇 년 동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여러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며 “기대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