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공백 끝, 새 금감원장에 ‘李대통령 사시 동기’…신뢰 회복 급선무
최장기간 공백 끝 수장에 이찬진 변호사 내정
PF리스크·불완전판매 산적한 현안 해결해야
민변·참여연대 출신 개혁 성향…기대·우려 교차
![이찬진 변호사가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되며 두 달 넘게 이어진 수장 공백이 마무리됐다. 그의 취임과 함께 업권별 표류 현안 해결과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13/rcv.YNA.20250813.PYH2025081319960001300_P1.jpg)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이찬진 변호사가 2개월 넘게 이어진 금융감독원장 공백을 마감하고 새 수장으로 내정됐다. 금융당국 조직개편 논의 지연 속에 시장 불확실성과 업계 불신이 확산한 만큼 금융 컨트롤타워 복원과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3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이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보직이다. 전례를 고려할 땐 대통령 재가를 거쳐 다음날 바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이 내정자는 홍익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내정자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 대통령과 함께 노동법학회에서 활동했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등에서 이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기도 했다.
그는 민변에서 부회장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사회1분과장을 맡았다.
금융위는 이 내정자에 대해 “벤처 창업기업과 상장기업 등에 자본시장·회계 관련 법률 자문과 소송 업무를 수행하는 등 직무 수행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신뢰 회복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금감원의 당면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앞서 금감원장 자리는 지난 6월 이복현 전 원장이 퇴임한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최장기간 공백을 이어왔다. 국정위는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이관하고 감독 기능을 금감원과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임 금감원장 인선까지 연쇄적으로 지연돼 공석 상태가 지속돼 왔다.
이 내정자는 두 달 넘게 표류한 현안을 신속히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감원장 공백 기간 각 업권별 대응 속도는 뚜렷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불완전판매 차단과 피해 구제, 취약계층 보호 등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반 감독 혁신을 추진해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대응이나 보험업권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관리, 증권에서의 불공정거래 단속 등에 대한 이슈도 산적해 있다.
이 내정자는 법률·정책 경험과 개혁 성향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감독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토대로 정책 추진력이 기대된다는 평가와 함께 개혁 드라이브가 업계와의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과거 이복현 전 원장도 윤석열 사단 막내 검사 출신으로, 전 정부 출범과 함께 금감원장으로 취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시장 개입 등으로 관치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월권 잡음도 계속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 경력으로 볼 때 불완전판매나 과당경쟁 등 소비자 보호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성향이 업계와의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제도권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는 막연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시장 안정을 이루고 업계와의 원활한 소통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p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