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 관세협상 위해 29일 출국“조선업·중장기 협력분야 잘 협의 국익 중심, 한미 상생협상안 마련”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내달 1일을 사흘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2·3면
구 부총리는 또 오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혐상의 최종 담판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유럽연합(EU) 경우, 협상대상자들이 타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협상 타결을 본인의 업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일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이 협상 타결 직전인 16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0분간 면담하고, 이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7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유럽연합(EU)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관세협상타결을 발표했다.
앞서 같은 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은 지금 트럼프 정부에서 통상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중요한 직책에 있다”며 “현지에서 지금 협상 임하고 있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은 그간 이어져 양국 통상논의를 막바지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 상호관세’ 부과(8월1일)를 하루 앞두고 조율하는 성격이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한 뒤 구 부총리와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관세 협상은 정부를 대표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한 본국 정부의 새로운 훈령을 바탕으로 협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워싱턴D.C로 복귀해 구 부총리를 맞이할 예정이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이고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끝나기 전까지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를 최대한 많이 만나 양측 간 이견을 절충하는 협상을 이어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29일에도 이들을 만날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미국과의 무역협상 환경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한국보다 대미 무역 규모가 큰 일본·EU가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기존(일본 25%, EU 30%)보다 낮은 15%의 관세율로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EU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일괄 적용받기로 한 점은 한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4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000억 달러+α(알파)’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의 조선 협력을 주요 지렛대로 삼아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어서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