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용부,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고시…“월급으론 215만원”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된 뒤 퇴장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노·사·공 합의로 결정됐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다. [연합]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된 뒤 퇴장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노·사·공 합의로 결정됐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다. [연합]

이재명 정부 첫 최저임금 2.9% 오른 1만320원 ‘역대 최저폭’

자영업자 순이익 13% 줄고, 인건비 부담 ‘최대 애로’로 꼽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확정됐다. 월 환산액 기준으로 215만6880원(주 40시간·월 209시간)이며 2026년 1월1일부터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5일 고용노동부는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290원) 오른 1만320원으로 고시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의 합의를 통해 정해졌다. 고용부는 최저임금 고시 전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이의제기 기간을 운영했으나 이의는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결정된 최저임금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도록 지도감독과 정책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최저임금 제도가 본래 취지를 지키면서 변화하는 노동시장과 현장의 여건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대였던 올해(1.7%)나 2021년(1.5%)보다는 높지만,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2.7%)이후 두 번째로 낮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미국발 고율 관세 등 이중고 속에 경영계는 최저인금 인상률 자체보다도 누적 인상분과 실질 부담 간 괴리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근 발간한 ‘2024년 최저임금 미만율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대비 2024년 최저임금은 무려 428.7% 인상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73.7%, 명목임금이 166.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물가의 약 5.8배, 임금의 약 2.6배를 웃도는 수치다.

최근 10년간(2014~2024년) 기준으로도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89.3%로, 물가상승률(21.2%)의 4.2배, 명목임금(38.3%)의 2.3배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기 이후(2019~2024년)만 따져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18.1%로, 같은 기간 물가(14.8%)나 임금(16.4%)보다 더 높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한 상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한 상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자영업자 실적은 악화일로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순이익이 줄었다는 응답은 72%에 달했으며, 올해도 62.2%가 순이익 감소를 예상했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원자재비(22.2%)와 인건비(21.2%)였다.

최저임금은 단순히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만 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고용촉진장려금 등 26개 법령 48개 제도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연동된다. 내년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정부의 복지재정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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