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디어 금리 내린다? 한국도 스텝 맞출까 [세모금]
미국 릴레이 금리 인하할 수도
9월 시작해 연내 3회 인하 가능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인하
한국도 8월 선제 인하론 힘 얻어
![사진은 지난 7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06/ams.V01.photo.HDN.P.20250710.P42025071011521892943655068_P1.jpg)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고용쇼크 등으로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한국도 이번 달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하면 환율 측면에서의 금리 인하 제약 요인이 사라진다. 마지막 남은 변수는 수도권 집값 상승세 정도인데, 현재까지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수요가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있는 모양새다.
美, 9월부터 금리 인하…총 3번 내린다
한국은행은 6일 현지정보 보고서에서 “대부분 투자은행은 부진한 고용지표 결과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7월 중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인 10만명보다 2만7000명이나 적다. 실업률도 4.2%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당장 선물 시장에서 충격이 나타났다. 한은은 고용지표 발표 직후 변화에 대해 “연방기금 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9월 금리인하 기대는 39.8%에서 89.5%로 큰 폭으로 확대됐으며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폭 전망도 33bp(1bp=0.01%포인트) → 61bp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이러한 추세가 더 강화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내 9월 인하 확률이 92.4%까지 치솟아 있다. 연내 기준금리가 총 3번 인하돼 연말 3.50%~3.75%에 이를 것이라는 확률도 46.0%나 돼 모든 시나리오 중 가장 높았다.
연준이 9월에 추가 금리인하를 개시하고 연내 남은 회의에서도 연속적으로 금리 인하가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미국이 오는 9월 금리를 인하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첫 인하 재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도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조기에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을 인용해 “쿠글러 이사의 중도 사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구성을 조기에 변경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본인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함으로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내리는데, 한국도 머뭇거릴 이유 없어
미국 내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국내 상황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환율 측면에서 금리 인하 제약 요건이 상당히 사라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금리 동결 직후 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2명이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2.00%포인트보다 더 확대되는 데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금리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다시 뛰고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금리를 강하게 내린다면 0%대 성장 위기에 봉착한 우리나라도 금리를 묶어둘 이유가 없다.
국내 금리 인하 제약 요건인 수도권 집값 문제도 일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넷째 주(7월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올라 상승 폭이 전주(0.16%) 대비 0.04%포인트 축소됐다.
시장에서도 8월 선제적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8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6.27 가계부채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건설경기 부진, 미국 상호관세로 수출 여건이 악화된 상황을 감안해 한은은 이달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데이브 치아 이코노미스트도 ‘한국: 소비자 물가 지수’ 보고서에서 “7월 한국의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의 중기 목표치인 2%에 더 가까워졌다”며 “8월에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