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헤럴드비즈] 국가전략기술 선정, AI 3강 도약 위한 첫걸음

2018년에는 ChatGPT가 등장하며 우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진보를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올 AI의 발전 속도와 파급력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은 머지않아 AI가 인간보다 더 지능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 기술 발전 과정에서 AI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자, 미래 사회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는 치열한 AI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그 한복판에 뛰어들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단편적으로, 한국형 생성형 AI는 ChatGPT 등 선도적 모델보다 추론 성능과 응답 신뢰도 면에서 아직 엄연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AI 모델들이 등장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만큼의 독자적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빠른 기술 습득력, 우수한 ICT 인프라와 풍부한 인재풀 등은 여전히 한국 AI 생태계가 보유한 강점이며, 이런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과 정책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 정부는 ‘AI 3강 국가 도약’을 국정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강력한 정책 수단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첫걸음이 바로 이번 세제개편안에 담긴 AI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이다. 정부는 AI 기술 생태계의 핵심이 되는 5가지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이를 연구·개발(R&D)할 경우 비용의 30~5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입장에서 AI 연구개발에 착수할 유인을 강하게 제공하는 정책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에 지정된 5가지 기술은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주도권을 잃어서는 안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첫째는 생성형 AI 기초모델 기술이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분야로, 우리가 독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주권을 타국에 의존하게 될 우려가 있다. 둘째는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기술이다. 이는 산업현장에서 기계장치와 결합해 공정을 자동화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향후 AI 혁명의 두 번째 물결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는 학습 및 추론 고도화 기술로, 적은 데이터로도 높은 정확도의 예측이 가능하게 하여 AI 성능의 질적 향상을 뒷받침한다. 넷째는 AI 모델을 경량화·최적화하여 소형 기기나 제한된 환경에서도 원활히 구동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AI의 활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마지막으로, AI가 내린 판단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이다. AI의 오류 가능성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며, 신뢰할 수 있는 AI 환경 조성의 전제가 된다.

AI 3강 국가로의 도약은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국민의 관심, 인재의 유입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번 세제개편안을 통한 세제지원이 기업의 R&D와 투자를 촉진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병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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