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성장의 동력, 노란봉투법은 대화 촉진법”“산업안전 감독 300명 신속히 증원…“보고서보다 토론을”이례적 직원 문답도…“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4/news-p.v1.20250724.0ca3c011ae23470aa7a3500f5041abb6_P1.jpg)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김영훈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땀의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노동존중호의 정시 출발’을 선언했다.
철도노동자 출신으로는 처음 고용부 수장을 맡은 김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친노동이 곧 친기업”이라며 “협력과 참여의 노사관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노동 정책의 네 가지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고,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며, 안전하고 차별 없는 일터를 조성하고, 노동과 함께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노동과 함께하는 성장’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그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당장 오지 않더라도, 최소한 입고 먹고 쉬는 것에서 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하고, 임금분포공시제를 도입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법을 성실히 준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행복한 일터 인증제’를 통해 복지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노동현장의 안전 확보도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김 장관은 “출근한 모습 그대로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산업안전 감독인력을 우선 300명 증원하고, 고위험 사업장은 전담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해자의 불완전한 행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구조 속에 잉태된 결과”라며 산재의 구조적 원인을 짚기도 했다.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선 “그 피해가 지역 상권까지 무너뜨리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고의·상습적인 체불 사업주는 국세청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에 대응해 ‘일터의 멘토’로서 노동부의 역할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가 중점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대화 자체가 불법이 되는 악순환을 끊는 대화 촉진법이자 격차 해소법”이라며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빈틈없이 시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자신의 장관 취임식에서 고용부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용하고 있다. [사진=김용훈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4/news-p.v1.20250724.da6344ad81824396adea9e9dd7cce76d_P1.jpg)
김 장관은 정책만큼이나 조직 내부 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형식보다 본질에 천착한 보고서를 달라”며 “보고서 쓰는 시간에 더 많이 토론하고, 더 많이 현장을 살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공무원이 바쁜데도 국민 삶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안 해도 될 일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일 줄이기’를 조직 과제로 제안했다. “저부터 쓸데없는 보고는 요청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날 취임식은 고용노동부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직원들과의 자유로운 문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MBTI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성격은 썩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하숙생처럼 지내고 싶다”며 “세종청사에 드문드문 들러도 반가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광임을 자처한 그는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언급하며 “노 피어(No Fear), 두려움을 버려라”는 말을 조직 슬로건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번아웃 극복법을 묻는 질문에는 “이미 오고 있다”며 웃은 뒤, “야구와 영화, 책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답했다.
“장관님과 함께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한 직원의 언급에는 김 장관은 “진짜입니까? 그렇다면 여러분 휴가 꼭 쓰십시오. 나라 걱정은 접어두고, 여러분이 건강해야 대한민국 노동이 건강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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