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부자’의 세 가지 질문, 재건축 급매물·고배당주·달러”[리치홀릭]
이영우 프리미엄WM ‘NH로얄챔버’ 부행장
금투세 폐지에 배당소득 분리과세까지
자산가들, 국내 주식·ETF 상담 문의↑
전체 자산 10% 비중으로 金 관련 투자
단기 조정기 분할매수로 시장 대응해야
당신은 어떻게 부자가 됐나요? 무엇을 보고 듣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향하나요? 부자들의 선택, 생각, 삶의 방식까지 – 부자들의 머릿속이 궁금해, 리치홀릭.
![이영우 농협은행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11/07/news-p.v1.20251002.059ea30f4cde41b7899e1188f7ff2f71_P1.png)
“요새 부자들은 바쁩니다. 잇따른 가계 부동산 대출 규제를 기회로 삼아 재건축·재개발 물건을 찾아다닙니다. 여기에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려는 수요도 커져 자산관리 상담이 늘었습니다.”
올해 6·27 대출 규제부터 10·15 부동산 대책까지 잇달아 규제가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일반 차주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져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지만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가들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창이 열린 모습이다. 이른바 ‘현금 프리미엄’을 무기로 레버리지가 막힌 시장에서 우량 자산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NH농협은행이 12년 만에 선보인 프리미엄 자산관리(WM) 센터 ‘NH로얄챔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로얄챔버는 WM 시장에선 후발주자지만 전문성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무기로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로얄챔버를 이끄는 이영우 농협은행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을 만나 요즘 자산가들의 관심사를 들어봤다.
상급지 급매 사들이는 자산가들
이영우 부행장은 지난달 초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특히 상급지 재개발·재건축 급매물은 대출 의존도가 낮아 자금력이 있는 이들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처”라며 “최근 상담 현장에선 단순한 자산 확대를 넘어 자녀 증여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자산가들의 연말 종합부동산세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3.65%, 서울은 7.86% 상승했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주택 보유 세대의 경우 공동명의를 선택하면 보유자별로 9억원씩 공제가 적용돼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행장은 “단독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배우자나 성인 자녀에게 일부를 증여해 종부세를 줄이는 방법도 조언해주고 있다”면서 “예컨대 1명이 18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하면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되지만, 2명이 각각 9억원씩 나눠 보유하면 종부세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금 민감한 부자들, 금투세 사라지니 주식상담
올해 역대급 훈풍이 불어닥친 국내 증시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부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건 단연 세금이다. 연초 금투세가 전격 폐지된 데다 증시 흐름까지 맞물리며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부행장은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70%가량 뛰는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펀드·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비과세 효과와 수익 추구가 동시에 가능해진 점이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될 예정인 만큼 투자 상담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정부는 고(高)배당 상장사 투자자의 배당소득에 대해 최고 세율을 35%로 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현행 종합소득 과세 최고세율(45%)보다 10%포인트 낮은 것이다. 소득이 높아 고세율을 적용받았던 자산가들 사이에선 분리과세 덕분에 세 부담이 크게 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 부행장은 “특히 3억원 이하 배당소득은 20%의 세율로 과세돼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흐름이라 고배당주 투자 수요는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주목했다. 이어 “배당주 투자전략과 성장산업 분야에는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는 저가 분할매수 전략이 주효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둘러싼 고점 논란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AI 관련주 ‘버블’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지난 5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6% 넘게 추락하는 ‘검은 수요일’을 맞기도 했다. 이 부행장은 “트럼프 정부 정책, 환율 등 여러 변수로 시장 혼돈기에 있다”면서 “시장이 좋으면서도 변동성도 커지니 고액자산가들의 리스크 관리 수요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 부행장은 “물론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것도 사실이지만 버블은 지속 불가능한 주가 상승이나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황에서 발생하는데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AI 산업 성장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배당주·우량주, 고수익채권과 멀티인컴 상품 등 고른 자산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자들의 최애, ‘금+달러’ 전략은
로얄챔버 전문가들은 연말 원·달러 환율 동향에 대해 “최근 글로벌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1410~147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중국 경기 둔화 같은 대외 변수들도 맞물리는 상황이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도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점진적인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행장은 “특히 연말에는 해외 배당 송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단기 시세차익보다 중장기 자산배분 차원에서 달러 보유 비중을 관리하는 접근이 유리하다”면서 “달러예금·달러 MMF(머니마켓펀드)·달러표시채권 등을 활용해 분할 매수로 평균 단가를 관리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선 금 투자 전략에 대해선 차익을 노리는 수단보다는 포트폴리오 안정화 자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국제 정세나 경제 환경이 불안정할수록 가격이 오르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행장은 “금 투자 지표로는 실질금리와 물가가 핵심”이라며 “금은 실질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고 물가 상승기에는 가치가 오르는 특성이 있는데 현재는 두 요인이 모두 금값을 지지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자산의 약 10% 수준을 목표로 비중을 설정하고 단기 조정 국면이 왔을 때 분할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NH로얄챔버 “식사도 정성껏…세심함으로 무장”
초고액 자산가 고객은 상품 수익률은 물론 서비스 품질·신뢰관계·공간 경험 등 정성적 가치에 민감하다. 이에 로얄챔버는 고객 전용 주차장·엘리베이터, 다이닝 레스토랑 등 VIP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문 인력의 구성부터 라운지 조명, 프리미엄 가구 하나까지 강태영 은행장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없다.
‘농협다운 프리미엄’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VIP 고객 전용 다이닝도 호평이 많다. 유기농 국산 농산물과 무조미료 원칙으로 차려낸 식단은 윤기 있는 흰쌀밥과 어우러져 고객에게 정성스러운 한 끼를 선사한다. 세미나룸에선 매월 자산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원데이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다.
로얄챔버의 강점 중 하나는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자문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부행장은 “가장 큰 강점은 NH All100자문센터과 국세청 출신 세무사, 부동산·법률 전문가, 신탁 전담 등 전문 인력의 깊이 있는 역량”이라며 “평균 15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6개월간의 집중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배치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