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상화 펀드 효과 톡톡…부실 부동산 PF사업장 30% 줄어
매각 추진 부실 PF사업장 수 감소
반기 결산 앞둔 금융사 정리 노력 등
다음달 누적 PF 구조조정 실적 발표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 건설현장의 모습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8/05/news-p.v1.20250715.1cb78b201a8a4da189f9eba07d381ba1_P1.jpg)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이 3개월 새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권이 정상화 펀드를 통해 상당 규모의 부실 PF 여신을 매각한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잔여 부실 사업장의 상당수가 사업성이 열악한, 이른바 악성 PF로 분류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확대 가능성이 있어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실 PF 정리·재구조화를 지속 추진하고 다음달 중 누적 PF 구조조정 실적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개된 매각 추진 PF 사업장은 전국 270곳으로 6월 말(299곳) 대비 29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 말 396곳에 달했던 부실 사업장 규모가 31.8% 감소한 것이다.
이들 사업장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도 4월 말 6조5000억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6월 말 기준 5조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공개 대상인 부실 사업장 중 소송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이 플랫폼에 공개돼 있다는 점에서 PF 정리에 속도가 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일부 법적 분쟁 개시 등으로 제외된 사례도 있지만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매수자에게 사업장 정보가 노출되면서 PF 정리가 촉진된 효과가 있었다고 금융감독원은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과 업권별 금융협회는 올해 1월 시행사·시공사 등 잠재매수자가 주요 PF 사업장 현황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매매 활성화를 유도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반기 결산을 앞두고 각종 지표를 맞추기 위해 부실 PF 여신 정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매각 추진 사업장 수가 감소했다”며 “특히 저축은행 업권에서 정상화 펀드를 조성해 부실 PF를 매각하고 나서면서 (사업장이) 많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는 PF 정상화 펀드를 네 차례에 걸쳐 조성·매각했는데 올해 2분기에만 4차 펀드로 총 107개 사업장, 1조2000억원 규모를 정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PF 익스포저 부담은 축소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부실 PF 정리 노력에 힘입어 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실 PF(유의·부실우려) 여신 23조9000억원 중 올 3월 말까지 9조1000억원을 정리 또는 재구조화했다. 6월 말까지는 12조6000억원을 정리·재구조화한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16조20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전체의 52.7% 수준으로 정부가 작년 6월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목표로 구조조정에 돌입한 지 1년 만에 절반 이상을 정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시장 내 PF 자율매각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신규 PF 취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금융회사가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다가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 면책을 해주는 내용 등을 포함한 금융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 운영 중이다. 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 상향 등을 포함한 PF 제도개선 방안도 연말까지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기별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앞두고 현황을 집계하고 있는데 예상 실적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PF 연착륙은 차질 없이 추진하며 향후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및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