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금리 인하기에도 이자이익 1.4% 늘어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7/rcv.YNA.20250707.PYH202507071572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4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국내외 불확실성과 시장금리 하락 속에서 때아닌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약 10조3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9조3456억원) 대비 9798억원(10.5%) 늘어난 규모다.
KB·신한·하나금융은 작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두 자릿수에 달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4357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7744억원)보다 23.8% 늘었다. 2위인 신한금융과 순이익 격차를 벌리면서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374억원이었다. 작년 동기(2조7470억원)보다 10.6% 늘었다. 하나금융은 작년 상반기(2조687억원)보다 11.2% 늘어난 2조30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은 4대금융 중 유일하게 뒷걸음쳤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5513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7555억원)보다 11.6% 줄었다. 다만 2분기 순이익은 작년 2분기 대비 0.3% 증가한 9346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으나,
4대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1조924억원이었다. 작년 동기(20조8106억원)보다 2818억원(1.4%)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지만, 이자 장사로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신한금융(5조7188억원), 우리금융(4조5138억원), 하나금융(4조4911억원)의 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각각 1.4%, 2.7%, 2.5% 늘었다.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조3687억원으로 4대금융 중 규모가 가장 컸다. 다만 유일하게 작년 상반기(6조3962억원) 대비 0.4% 줄었다.
![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 창구 모습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7/27/rcv.YNA.20250622.PYH2025062204340001300_P1.jpg)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하지만 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보다 대체로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신한금융(1.90%), 하나금융(1.73%), 우리금융(1.71%)의 NIM은 작년 말(1.86%·1.69%·1.66%)보다 0.04%p, 0.04%p, 0.05%p씩 확대됐다. KB금융만 같은 기간 1.98%에서 1.96%로 줄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저비용성 예금 증가, 조달·운용 비용 축소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이자이익 역시 1년 새 7% 넘게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4대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7조2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6조7269억원)보다 4853억원(7.2%) 불어났다.
KB금융(2조7233억원)과 하나금융(1조3982억원)이 작년보다 10.9%, 10.0%씩 급증하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금융(2조244억원)은 4.2%, 우리금융(8863억원)은 0.1% 늘었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금융권에는 부담이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자사주 추가 매입 등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KB금융은 이번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 920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하고,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주당 570원, 913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한다. 또 각각 80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배당금을 지난 1분기와 같은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