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들, 내년 韓 성장률 2%대 전망…‘저성장 터널’ 벗어날까
씨티·JP모건·골드만삭스 일제히 상향 조정
9월 경상수지 134억달러 흑자·3분기 성장률 1.2%…회복 흐름 뚜렷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11/06/rcv.YNA.20251102.PYH2025110207160006100_P1.jpg)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대로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내수가 정부 재정과 소비 진작책을 통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0%대 저성장 우려’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IB 8곳의 내년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9%로 집계됐다.
씨티는 기존 1.6%에서 2.2%로 대폭 상향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2.2%를 제시했다. UBS(1.8%), 노무라(1.9%), 바클레이즈(1.7%) 등도 모두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1.6%)을 웃돌았다.
IB들은 “반도체 경기 회복과 교역 확대가 내년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IB들의 내년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전망도 평균 5.3%로, 한 달 전(4.7%)보다 크게 높아졌다.
해외 IB “韓, 내년 2%대 성장”…1.9%→2.2%로 상향
국내 기관들은 아직 2%대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상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1.6%)과 대체로 부합하나, 수출 및 설비투자 회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1.6%, 현대경제연구원은 1.9%로 제시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실물지표 개선을 감안해 연간 성장률 전망(0.9%)을 1%대 초반으로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으로, 국내 기관의 상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약 1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142억4000만달러)는 2017년 이후 9월 기준 두 번째로 컸고, 수출은 67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6% 늘었다. 반도체(22.1%), 승용차(14.0%) 등이 수출을 견인하며, 동남아(21.9%), EU(19.3%) 등 주요 시장에서도 회복세가 뚜렷했다.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2%로,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쿠폰 효과로 민간소비가 1.3% 늘고,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이 선방한 덕이다. 4분기 성장률이 -0.1%를 넘기면 연간 1%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저성장 터널 벗어나야”…기업심리 개선이 관건
다만 ‘저성장 고착화’ 우려 속에 3분기 반등이 ‘일시적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여전하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600대 기업의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4.8로 44개월째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내수(97.6), 수출(94.2), 투자(91.6) 등 모든 부문 전망이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재정에 기댄 소비 확대만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렵다”며 “기업 투자와 고용이 회복돼야 민간 주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상법 개정 등 기업 규제 입법이 완화되고, 세제·노동제도 개편으로 기업 활력이 살아나야 저성장 국면을 확실히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