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던 환율 1450원대 숨고르기…‘美 셧다운 해제’ 최대 변수 [머니뭐니]
10일 환율, 1450원대 초반까지 하락
셧다운 종료 기대감 속 상승 질주 멈춰
외환시장 방향성, 미국 정부에 달려

[헤럴드경제=홍태화·유혜림 기자] 최근 폭등하던 환율이 일단 1450원대 중반에서 안착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기능 정지) 종료 징후가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살아났고, 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멈춘 영향이 컸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1원 오른 1457.0원에 개장했다. 이후에도 환율은 계속 수위를 낮춰 오전 9시 48분 기준 1454.8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환율은 급등세를 이어왔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 야간거래 종가(8일 오전 2시 기준)는 전주 대비 28.5원 뛴 1461.5원을 기록했다. 한 주 사이에 30원 가깝게 환율이 뛰면서 1460원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팔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7조2638억원에 달했다.
이날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온 이유도 외국인 때문이다. 역대 최장인 40일가량 이어지고 있는 미국 셧다운이 곧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살아나자 순매도 흐름이 이날 장 초반 일단 멈췄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징후가 감지되면서 투매로 일관하던 성장주 투심이 개선됐다”며 “최근 원화 위험자산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포지션을 변경할 확률이 높으며 원화 강세 분위기를 조성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은 셧다운이 해제되면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면서 원화 실수요를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고용 통계가 발표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거론됐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려면 뚜렷한 약달러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트리거(방아쇠)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국 정부 셧다운 해제 이후 지연된 고용 보고서 발표 재개로 고용 둔화 시그널이 재확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셧다운이 더 장기화한다면 환율이 재차 치솟으면서 1480원대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강달러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계엄 당시 진입했던 1480원으로, 이미 한 번 진입했던 레벨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다시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열어뒀다”고 전했다.
국내 투자자의 외국 주식 매수 흐름과 연간 2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도 환율의 전반적인 수위를 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기업 생산기지 이전 등 달러 실수요는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최근 인공지능(AI) 테마 급락에도 11월 거주자 미국주식 순매수는 16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서학개미 달러 실수요가 환율 레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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